Page 6 - 월간소식지 손해사정 v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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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혜란 교수 칼
중부대학교 자동차관리학과 럼

손해사정사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과
공인사정법에 제정에 대하여

1 HS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와 손해사정사의 만남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삼성물산 소속 삼성 1호와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충돌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조선 탱크에 있던 총 12,547킬로리터(78,918배럴)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손해사정사 자격증에 합격하였으나 도시로 나가 손해사정업을 하지 않고 고향을 사랑(?)하는
남편의 뜻을 따라 , 인구 6만 3천의 소도시 태안에서 남편 전공의 자동차 협력업체 사업을 하며 조용히
살고 있었다.
사고 당시 태안 앞바다는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다가 파괴되는 암울한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미래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남편과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만 가슴이
먹먹할 따름이었다.

사고 후 다음날인 12월 8일부터 전국에서 부지런히 달려오신 분들과 공무원 중심으로 만리포 앞바다
방제가 시작되었고, 당시 6학년이던 막내딸, 남편과 함께 장화와 마스크를 사고, 헌 옷을 골라 입은 뒤,
사람들이 잘 몰라 한적한 천리포 앞바다에서 방제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일주일을 주말엔 아이까지 합세하며, 남편과 함께 정신없이 방제를 다니던 중, 내가
손해사정사라는 사실을 아시는 지역 모의원님이 ‘손해사정사가 기름 닦고 있으면 어쩌냐, 기름은 우리가
닦을 테니 전문가는 전문적인 봉사를 해라!’라고 호통을 치셨다. 순간 ‘아, 그렇지! 내가 손해사정사지~~!’
정신을 번쩍 차린 뒤 리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조사를 하는 동안 또 다시 전문가로서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국내의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 , 해양오염방지법의 한계와 국제기금(IOPC FUND)
매뉴얼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개별적 기업과 국민 개인 간의 민사적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움직임, 그리고
지난 기름유출 사고 시 검량사, 검수사로 이루어진 서베이어 손해사정 결과인 낮은 배․보상 경험 등
난제가 이만저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맨 처음 행보는 주민들 설명회로 시작했다. 피해가 극심했던 태안군 소원면 의항교회에서 손해사정사인
본인과 지역 주민 사위인 변호사 한 분이 불안 해하는 피해주민들의 답답함을 해소시켜 드리고,
‘특별법’제정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각종 정부 설명회에 질의자로 나서고, 인터뷰로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펜션과 횟집 등 비수산 관광분야, 나중에는
태안군유류피해연합회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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