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월간소식지 손해사정 v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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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정
글: 심종석 사정사
리드종합손해사정
1 들어가는 말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만개하여 벌과 나비가 꿀을 찾아다니는 따스한 봄날 선후배 사정사님들을
대신하여 부족한 제가 옛 추억을 생각하며 글을 쓰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됩니다.
2 일을 즐기며 열심히 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손해사정업무를 시작한지 2년쯤 됐을 무렵인 2013년 12월 초, 병원에 입원중인 고객을 만나러 갔다가
같은 병실에 갓 입원하신 것 같아 보이는 환자를 발견. 이 분은 오른쪽 다리에 일리자포프(Ilizarov) 수술을
한 상태로 누워계셨는데 방금 수술이 끝나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경승합차를 운전하던 중 중앙선을 넘는 차량에 부딪혀 길 밖의 논으로 추락하셨고 대퇴골 간부 분쇄골절
및 경•비골 개방성 분쇄골절을 입으셨다는 말을 듣고 긴 상담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명함만
전해드리고 다음에 다시 오겠노라며 병실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후로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그 환자분을 방문하였고 몇 달간을 업무위임을 받지 않은 상태로 계속
방문하며 환자분의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32살의 젊은 남자였지만 의외로 신중한 성격이시라 많은
사정사들과 상담을 하셨지만 누구에게 손해사정업무를 맡길지 결정을 못하셨고, 6개월이 되던 날 그
분께서 “과장님(그때 당시 직함) 말고도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지만 과장님 같이 성실하시고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대하시는 분은 없었어요. 그래서 과장님께 제 일을 맡기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방문하여 환자분의 상태를 확인하고 대화상대가
되어드렸던 것이 그 분에게는 큰 신뢰를 얻게 되는 길이었나 봅니다. 또한 자주 찾아가면서 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미세한 부분까지 알게 되어 손해사정에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의뢰인의 뼈가 잘 유합되지 않아 이식수술과 함께 2년 7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입원치료를 하셨고,
저는 한 주도 빠짐없이 의뢰인을 찾아뵀습니다. 만약에 방문하는 시각에 조금이라도 늦을라치면
병원입구로 나와서 저를 기다리시다가 저를 만나시면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로 “오실 때가 됐는데 왜 안
오시나 했어요.”라며 저를 기다렸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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